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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야기

터키 아이스크림 돈두르마의 어원, 재료, 질감, 기원

by 유에베 2022. 4. 11.

터키 아이스크림 돈두르마의 어원, 재료, 질감, 기원  

돈두르마는 이태원이나 인사동 등지에서 찾아볼 수 있는 터키 아이스크림입니다. 아이스크림의 쫀득함을 보여주는 퍼포먼스로 손님들을 약 올리는 것으로 유명한 돈두르마의 어원, 유래와 역사 등을 알아보겠습니다. 

 

돈두르마의 어원 

돈두르마의 어원은 ‘얼리다’라는 뜻의 터키어 동사인 'dondurmak'의 명사형이라고 합니다. 직역하면 ‘얼린 것’ 정도의 의미입니다. 

 

돈두르마의 재료와 질감 

돈두르마가 쫀득쫀득한 식감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재료는 올리브 나무 그늘에서 얻어낸 ‘살렙(Sahlep)’이라는 야생란의 뿌리입니다. 살렙은 터키의 전통적인 식재료인데, 이를 잘 말린 후 가루로 빻아서 우유와 함께 끓여 겨울철 음료로 마셨다고 합니다. 이 음료를 얼린 것이 돈두르마의 시초입니다. 

터키 아이스크림을 파는 곳에서는 주걱을 겸하는 철봉으로 돈두르마를 들었다 올리고 현란하게 움직이는 등 돈두르마의 쫀득쫀득한 식감을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합니다. 비주얼에서도 느껴지듯이 보통의 아이스크림과는 달리 굉장히 쫀득하며, 잘 녹지도 않습니다. 씹을 때 껌 비슷한 느낌이 날 정도입니다. 이를 양쪽으로 쭈욱 잡아 늘이면 10미터 이상 늘어나게 만들기도 하며, 터키에서는 돈두르마의 쫀득한 질감과 점성을 뽐내는 시합을 열기도 합니다. 이 시합은 돈두르마로 자동차를 들어 올리는 시합이라고 하니, 터키인들은 쫀득함에 엄청난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돈두르마의 기원이 되는 설 

전해져 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돈두르마의 기원은 오스만 제국 시절부터 찾을 수 있습니다. 원래 살렙은 약국에서 감기약이나 정력제로서 팔았는데, 어느 날 마라슈 출신의 고위 관료인 오스만 아아(Osman Ağa)라는 사람이 자신의 고향에서 약재로 쓰던 살렙으로 약을 제작하여 술탄에게 진상하게 된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술탄은 정무에 여념이 없어서 이 약을 곧장 먹지 못했고, 이를 방치하게 됩니다. 마침 당시는 겨울이었기 때문에, 저녁이 되고 술탄이 오스만 아아가 진상한 살렙을 먹으려고 했을 때 이것은 이미 꽁꽁 얼어버린 상태였습니다. 원래 살렙은 뜨거운 음료로 마시는 것이었기에, 차갑게 먹으면 감기 증상에 효과가 없을 것은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술탄은 오스만 아아의 성의를 생각해서 얼어버린 살렙을 그냥 먹었는데, 꽁꽁 얼어있던 살렙의 맛이 술탄의 마음을 사로잡게 되었고, 이후에는 일부러 살렙을 얼려서 만들어 먹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설로는 오스만 제국의 궁중에서 전해져 내려오던 ‘카르삼바치(karsambaç)’라는 후식이 변형된 형태에서 돈두르마가 탄생하게 되었다고 보는 설이 있습니다, 카르삼바치는 햇볕이 닿지 않는 산중 외딴곳에 우물을 파낸 후에 겨울철에 얻은 얼음과 눈을 거기에서 장기간 보관하다가 여름철이 되면 그것을 잘게 부수어 과일즙과 잘 섞고 여기에 알레포에서 수입해온 설탕을 넣은 후 마무리로 꿀을 섞은 셔벗의 일종이었습니다. 하지만 카르삼바치의 재료와 식감은 돈두르마와 많이 다르기 때문에 대부분의 터키인들은 전자를 주로 돈두르마의 기원이라고 여깁니다.  

 

돈두르마의 본고장과 카르삼바치

돈두르마의 본고장은 터키의 동남부에 위치하고 있는 카흐라만마라슈(Kahramanmaraş)입니다. 실제로 카흐라만마라슈에서 만든 돈두르마만이 '돈두르마'라는 명칭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에서 팔리고 있는 모든 돈두르마 역시 이곳에서 생산된 것입니다. 카흐라만마라슈 시의 홈페이지에 게재된 내용에 따르면, 1973년 2월 12일 이후부턴 정식으로 '마라슈 돈두르마'라고 돈두르마 앞에 지역명을 붙이게 되었으며, 지역특성화를 강화시키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돈두르마의 기원이 되는 다른 가설에 등장했던 카르삼바치는 여전히 터키 남동부 지방에서 여름 음료수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 형태는 한국의 초등학교 앞에서 팔리던 '슬러시'와 흡사합니다. 가격은 종이컵 크기의 잔에 50쿠루시 정도이며, 서부지방이나 이스탄불에서는 보기 힘들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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