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에서 시작한 마카롱이 한국에서 뚱카롱으로 변모하기까지

수도원에서 시작한 마카롱이 한국에서 뚱카롱으로 변모하기까지

16세기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 전해져 대표적인 디저트가 된 마카롱은 프랑스 현지에서 한국의 궁중 한과 같은 위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마카롱은 수도원에서 시작되어 프랑스 전역으로 퍼지게 되었는데, 오늘날에 이르러 한국에서는 '뚱카롱'이라고 불리는 두꺼운 개량형까지 만들어지며 각광받고 있습니다. 

 

수도원에서 시작된 마카롱

베이킹과 구움과자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면 다양한 요인과 함께 교회나 수도원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맛있는 과자를 먹음으로써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신을 모시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에게 매혹적인 것이었습니다. 과자를 잘 이용해서 자신들의 시설 유지나 운영 등에 잘 활용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멕시코에 있는 콰나카 수녀원에서는 초콜릿을 혼합해서 유명세를 떨치게 되었고, 프랑스의 낭시 수도원에서 만든 마카롱도 유명해졌습니다. 마카롱은 발상지는 이탈리아로 알려져 있는데 벌꿀과 아몬드, 달걀흰자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게 시초였다고 합니다. 이 재료들을 보면 마카롱이 가장 고전적인 과자의 종류 중 하나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마카롱은 메디치가의 카트린 공주가 앙리 2세에게 시집가면서 함께 데리고 갔던 요리사에 의해 프랑스에 유입되었습니다. 그리고 짧은 시일 내에 프랑스 전국으로 널리 퍼지게 되었고, 다양한 변화를 거치면서 각 지역의 명과로 평가받게 되었습니다. 17세기에는 로렌 지방의 낭시 수도원에서 사용하던 '마카롱'이라는 이름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됩니다. 또한 마카롱(Macaron)이라는 단어의 최초 기록으로 밝혀진 것은 1558년에 프랑스 르네상스 시대의 유명한 작가였던 프랑수아 라블레가  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8세기 프랑스혁명(1789년) 당시 수녀원 사람들도 도피를 해야 했는데, 낭시(Nancy)의 신심이 깊은 가정에서 피난을 하게 되었습니다. 수녀들은 도피할 수 있도록 도와준 집주인에게 보답하기 위해 마카롱을 만들어주었는데, 후에 이 마카롱이 낭시 전역으로 퍼져나가게 되었습니다. 수녀들이 만든 마카롱은 사람들에게 쇠르 마카롱(Soeurs Macarons)이라고 불리게 됩니다. 

이후에 각지의 수도원에서도 마카롱을 만들게 되었으며, 센강 상류에 위치한 물랑(Melan)의 성모마리아수도원에서 만든 마카롱 또한 유명해졌습니다. 루이 왕가의 황태자와 태자비가 이 마카롱을 구하기 위해 수도원을 찾을 정도의 유명세를 떨쳤다고 합니다.

시대를 더 거슬러 올라가 보면 마카롱 드 코메리(Macarons de Cormery)도 유명했는데, 이것의 특징으로는 배꼽과 같은 독특한 모양을 꼽을 수 있습니다. 예부터 수도원 코메리에 전해져 내려왔으며 여기서 만드는 것만 허락되었습니다.

또한 샤를마뉴(Charlemagne, 카를 대제)의 열렬한 추종자였던 과자 장인 형제와 장(Jean)이라는 또 다른 사람에게 이 특별한 마카롱의 제조를 허락했습니다. 그들이 만든 마카롱은 정말 맛있었고 평판이 좋아져서 세 사람이 만들기에 충분한 양의 주문이 이어지게 되었는데, 기록에 의하면 그 양이 하루에 세 가마를 가득 채울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렇듯 과자와 마카롱의 발전과정에서는 수도원의 역할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습니다.

 

 

뚱카롱이라고 불리는 K-마카롱

마카롱은 본래 이탈리아에서 크림 없는 과자의 형태로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의 유명 제과점인 ‘라뒤레’에서 마카롱 꼬끄 2개 사이에 크림을 채운 형태로 변형하여 오늘날 잘 알려진 마카롱의 모습이 만들어졌습니다.
프랑스와 다르게 한국에서는 스타벅스와 같은 카페 프랜차이즈에서도 마카롱을 판매하고 있으며, 심지어 편의점에서도 마카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마카롱 취급하는 곳이 너무 많이 늘어나자 다른 곳과의 차별화가 필요했습니다. 그리하여 마카롱에 들어가는 필링을 두껍게 쌓아 올리거나 다양한 과일이나 과자를 결합한 형태의 마카롱이 등장했는데, 이것은 곧 '뚱카롱'이라고 불리며, 이색 디저트로 각광받게 되었습니다. 뚱카롱은 다양한 모양과 재료의 결합으로 정교하게 만들어지며 발전했는데, 그 독특한 스타일로 인해 ‘K-마카롱’이라는 별칭까지 획득하게 되었습니다.